< 귀챠니스트의 해돋이 구경하기 >
언제 동해안까지 와서 해돋이를 보았던가?
전에 T.V.에서 애국가를 연주할 때 동해물과~의 첫 소절의 일출장면 배경이 되었던 곳.
추암 촛대바위에서 해돋이를 보았던 것이 어언 십여년전...
새벽에 군인들이 해안가 철문을 열어주어 조그만 바위산으로 올라가 해오름을 기다렸던,
이젠 기억도 봄 아니면 늦가을일거라고 대충 짐작되는
새벽 공기가 너무 차가와 어렸던 아이들을 꽁꽁 싸매주고도 모자라 품에 안고서 기다렸지요.
한 이십여분을 그리 떨면서 본 장관은 아이들에게도 처음인 장면 이겠지만
내게도 처음 현장에서 본 해돋이 였습니다.
매년 새해 첫날에 뉴스에서나 아침 방송에서 신년해맞이 인파를 소개하곤 하는데
제 속으로는 '매일 뜨는 해'가 인위적인 시간나눔으로 인해 큰 의미를 부여받는다는 생각이 있기에
과연 그 많은 인파속에 같이 할 수 없었고 그러니 그 후론 일출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번 설 연휴의 여행 목록에도 일출보기는 '보면 다행 못보면 말기' 식의 가벼운 생각이었는데
마침 숙소를 구한 콘도의 창문이 바닷가를 향해 시원히 열려있어
이제는 조금 큰 아이들이 일출을 보겠다고 벼르더군요.
위치를 보니 거실에 이불을 펴고 자면 해돋이를 이불속에서 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잠자리 위치를 그리로 정했습니다.^^
이렇게 잠자는 모습도 연출하고...ㅎ
실제로 거실 바닥에서는 아이들 둘이 자고...
작은 아이가 일출을 보겠다고 스스로 제일먼저 일어나는 놀라운 일이 있었지요.
베란다에 나가서 바다를 감상하고 디카를 만지작 거리고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를 깨우고
막내 덕에 모두들 눈비비고 일어나 일출을 이불속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구름이 있어
바다로부터 붉은 기운이 솟아 오르는 해돋이의 중요한 부분을 볼 수 없었지만
어느정도 올라온 해가 구름 사이로 언뜻 나오거나
'서광을 비추다'는 말을 연상하게 한 구름사이에서 바다로 내리 쬐는 그 강렬한 기운은 보기에 좋았습니다.
그런데요
솔직하게 다시 표현하면은요...
누워서 보이는 바다는
바닷가 지형문제로 콘도의 방향이 바다를 정면으로 보게 되어있지만
일출이 정면에서 벌어지질 않고 약간 오른 쪽 방향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래 다들 이불속에서 나와 베란다 우측면을 보아야 했지요
하지만 귀챠니스트 소리를 들을 바에야...
이불속에서 누워 바라본 거실 서랍장위 거울 속에 그 일출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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