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유럽의 다른 국가와는 달리 이슬람 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나라지요.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를 통해 넘어온 이슬람교도들이 15세기말까지약 800년에 걸쳐 지배했던 이슬람 왕국이었기 때문이랍니다.
당시에는 유럽에서 가장 세련되고 부유한 도시 중의 하나였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그라나다지역에
에스파냐의 마지막 이슬람왕조인 나스르왕조의 무하마드 1세 알 갈리브가 13세기 후반에 창립하기 시작하여 증축등으로 14세기가 되어서야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 1238~1358 )
1492년 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지배자 모하메드 12세가
페르디난도와 이사벨라 여왕의 기독교 세력에 항복할 때까지
나스르 왕조의 지배자들은 성채 안에 유럽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건축물에서 생활했다고 합니다.
알함브라라는 말은 ‘붉은 성’이라는 의미라네요.
한밤중에 성벽과 망루 그리고 성안에서 반사된 횃불로 마치 성이 붉게 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졌답니다.
이슬람 사원 내·외부에는 사람의 모습이나 동물의 형상을 사용한 조각을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기학학적인 선의 나열, 식물의 무늬, 코란의 성구를 추상화한 모티브가 주류를 이룬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천장 내부는 정교하기 그지없어
마치 벌집이나 만화경의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한다고...
잠시 설명을 더 빌리면요...
알함브라 궁전의 정문 위에는 알함브라의 상징인 손목상이 올려져 있다.
이것은 이슬람 신도들이 지켜야 하는 5가지의 신앙 원칙을 상징화한 것이다.
먼저 기도에 게으르지 말 것이며, 금식을 하며, 성지를 순례하여야 하며, 유일신 알라를 믿으며, 자비를 베풀어야
경건한 이슬람교도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물은 지구상의 어느 민족에게나 만물의 근원, 청결, 숭고함을 의미한다.
특히 사막에서 생겨난 이슬람에게는 물은 바로 ‘생명의 원천’일 수밖에 없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크고 작은 분수대와 석상, 작은 수로들이 정원과 건물 내부에 안치되어 있다.
분수대에 투영된 석주들은 마치 올리브나무 줄기가 샘물에 비친 오아시스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코란이 말한 천국의 모습, 즉 정자와 그 밑을 흐르는 샘물이 교차되는 아름다운 천국이 바로 알함브라 궁전이라고나 할까?
1492년 스페인에서의 이슬람 지배는 종지부를 찍는다.
그라나다로 중심지를 옮긴 지 256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유럽에서의 이슬람 지배는 사라지고 전 세계의 역사도 바뀌게 된다.
마지막 군주였던 모하메드 12세는 물밀 듯 내려오는 기독교도에 굴복하여
한밤중에 싸움도 없이 이 성을 빠져 나간다.
전설에 의하면 모하메드 12세는 먼 발치에서 성을 바라보며 한없는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후세사람들은 이를 “무어인의 한숨(sigh of the Moor)”이라고 부르고 있다.
알함브라 궁전은 그 뛰어난 건축양식과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받아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
그후 1994년 알람브라 궁전 근처에 있는 알바이진 주거지구가 중세 이슬람교 문화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이 주거지구도 함께 세계유산으로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 알함브라 궁전이 유명해진 것은 역시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란 곡 때문이겠지요?
제자인 콘차부인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만들어낸 곡이라 합니다.
콘차부인과 그라나다의 알함브라를 구경하고나서 감명을 받았음인지 트레몰로 주법으로 궁전의 아름다움을 그렸답니다.
원래 이곡은 <알함브라 풍으로>라는 이름이었고 부제로 <기도> 를 덧붙였다는데
출판사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고 고쳤답니다.
곡 내내 트레몰로 주법으로 은구슬을 뿌리는 듯하고
멜로디는 우수에 젖은 듯하여 그의 실연을 엿보는 듯 합니다.
앞의 글에서는 페페 로메로의 연주를 들었으니
이번에는 샤론 이즈빈의 연주로 ...
Recuerdos de la Alhambra
타레가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Francisco Tarrega Eixea [1852∼1909]
Sharon Isbin, 샤론 이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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