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

바빴던 일요일...

똘돌이 2009. 2. 9. 12:58

모처럼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 아침...

 

어제 사랑나누미가 봉하에서 1박 2일을 하고자 출발을 했고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마음 가득 둔 채로 잠들어서인지 아홉시가 안되에 자리에서 일어나졌다.

대개 라면으로 아니면 그냥 거르고 교회에 다녀와서 점심을 사먹는 것이 일요일의 모습이지만

며칠전 해 보았던 '고구마 롤 샌드위치' 다시 해보고도 싶었고

오후에 산행하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이 생각나 어느분의 블로그에서 본 무말랭이,김치등을 넣어 만든 김밥을 싸기로 했다.

 

 

 

 

역시나 평소 하던 솜씨가 아니니...

김발만 있으면 지난 번보다 잘 말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엉망이다 .

도구를 이용하는 능숙함에 차이가 이리 크다는 것을 느끼고...

매일 식사를 준비하는 아내와 같은 주부님들에게

남편분들은 반성해야 한다!

 

김밥 중 하나는 누드김밥인데 아내가 하나 만들어 준 것이다.

아 저렇게 하면 누드가 되는구나 하고 하나 배웠지만

워낙 콩을 많이 넣어 밥을 하는 우리집이기에 김 색깔이나 밥 색깔이 별 차이 없다.

엊저녁 아들이 시켜먹다 남은 훈제오리고기로 데코레이션이라고 올려보기도 하고...

 

 

뭐가 시끄러웠는지

깨우지 않으면 12시도 좋다하는 작은아이가 일어나서

내가 만드는 것을 슬쩍 쳐다보곤

피아노가 있는 방으로가서 요즘 한창 연습중인 '빅뱅'의 "하루하루"와 "거짓말"을 쳐본다.

아들들 덕에 나도 빅뱅의 노래를 들으니...ㅎ

랩이 있는 노래는 무조건 무시하던 내가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흥얼거려주다 보니

들어보던 노래가 나오면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곤한다.

 

 

그리 만든 아침을 후다닥 먹고 교회에 갔다 온 후 복장 교환을 하고 간 치악산.

앞으로 마당도 있고 텃밭도 있는 집을 짓기 위해 사놓은 치악산 중턱의 땅에 주차를 하고

맞은 편 기도원 옆길로 들어서면 산으로 올라가는 오붓한 길이 나온다.

 

 

 

먼저 왔을 때는 산길로 들어가보질 않아 몰랐었는데 계곡쪽으로 못보던 다리가 떡하니 있다.

바로 위에 있는 관음사를 위해 만들어 졌나보다.

다리를 올라오면 내가걷는 길과 만나고 그 자리에서 본 치악산. 

 

 

관음사에는 일본인인가 재일동포인가가 만든 커다란 목재염주가 자리하고 있다.

남한에 하나,북한에 하나,일본에 하나.

그 남한의 하나가 여기 관음사에 있다.

그 염주알의 하나하나가 도저히 한사람으로는 들 수 없는 크기다.

어느분인지 정성이 대단하다.

 

 

관리소 입구를 지나 본격적인 산길이 나오니 계곡이 온통 얼음이다.

하지만 자연은 그 얼음 밑에서 졸졸 소리를 내며 봄을 부르고

입춘이 지난 햇살은 껴입은 옷 하나를 허리춤에 두르게 한다.

 

 

그나마 아침의 맛이 성공작이여서

만들어 놓은 것을 거의 다먹고

집에 홀로 남은 작은아이의 점심으로 남겨 놓았기에

산행하다 배고픔을 느꼈을 때 먹은 사과하나 배 하나...

 

 

 

 

허기도 느껴 준비해간 과일도 먹고 다리도 피곤해 지는데

이정표를 보니 허걱! 이제 600미터 밖에 안왔다네...허! 이런...

 

 

저렇게 다리도 있고 운치있는 길과 얼음계곡을 보며 걷다보니...

 

 

앞서가던 아내가 이리와 이걸 좀 봐!하며 부른다

햐!~ 버들강아지

계곡의 물소리와 따듯한 햇살과 함께 봄을 느끼게 해 준...

핑크빛으로 솜털로 둘러쌓인 것이 예쁘네.

 

 

 

 

조금을 더 올라가니 이정표엔 500미터 더 왔다는 이정표를 보고

지나쳐 나아가자니 얼어붙은 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산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 신발엔 아이젠이 착용되어져 있고

오늘은 여기까지

아내와 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두 계곡물이 만나는 지점이다.

얼어붙은 자리를 보니 강으로 치면 합수머리요 아우라지다.

칡 덩쿨인지 꼬이기도 한, 길다란 덩쿨도 눈에 기억해 놓고... 낙엽이 쌓인 곳에서 뭔가 장난하는 아이도 있다. 

 

 

당신은 아내와 숲속에서 해 보신적 있습니까?...ㅎ

 

 

 

원주에서 살게된 후 삼계탕을 먹을 때마다 으례 이집으로 온다는...

인삼은 조그맣게 별로 눈에 안뜨이지만 엄나무가 들어가 그런가?

국물의 맛이 저는 참 좋다는...

 

 

점심도 거른 산행으로 허기진 배를 이리 가득 채우고

겨우살이 하느라 길어진 머리칼이 답답해져서 이발을 하고자

아내를 차와함께 보내고

답답했던 머리칼을 시원스레 쳐내고 기념으로 한 컷!

 

 

 

집에서 평지로 걸으면 이십분 정도의 어머님댁에 잠시 들러 포장해온 삼계탕을 드리고

그 곳에 있는 이발관에서 이발을 하고 집으로 걸어오는 중간에

지름길인 제 사는 아파트 뒷산을 넘으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뒷산을 넘어 내려오다가 작은 공원에 있는 목련 꽃봉오리

딴에는 멋을 내고자 하늘을 배경으로 땅을 배경으로 찍었는데

역시 아마추어인 실력은 음식을 만들어볼 때나 같네요.^^

 

 

집에 와서 작은아이와 함께 어항을 청소하니 내 마음도 밝아집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일이생겨 한주한주 미루었던 것이 두달이 넘게 청소를 하지 않아

물고기 두 세마리의 죽음을 불렀던...

 

물고기를 사로잡아 잠시 대야로 옮기고 인공수초를 꺼내어 하나하나 씻어내고

여과겸 공기 발생기의 필터를 빼내어 빨고 다시 조립하고

몇번이고 어항에 물울 붓고 모래를 씻고 물 빼내고를

 맑은 물이 나올때까지 반복하여 쌓인 오물을 없애고

다시 깨끗한 물을 채워넣고 쇼크 방지제와 박테리아 활성제를 조금 더한 후에

물고기들을 옮겨 놓으니 녀석들 웬일이야? 할 겁니다.

 

사진은 없지만

그동안 주말마다 혼자 지내시는 어머님과 함께 연속극 보기를 해 왔으므로

다시 운동겸 걸어갔다 오기로 하고

저녁 아홉시가 넘어서 다시 어머님 집엘 다녀오니 자정을 가리킵니다.

 

요즘 가문의 영광이 재미있습니다.

하사장 집의 세자녀가 합동 결혼식을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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