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과 詩

담쟁이 ... 도종환

똘돌이 2009. 2. 10. 09:41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그때......


    담쟁이는 말 없이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출처: 사람사는세상

올린이: 방긋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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