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현동상님 글 잘 읽었습니다. 일단 산비둘기님에 대한 저의 댓글 때문에 발끈하셨다고 했는데요. 그 사안 자체로는 제가 사과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명확하게 해둡시다. 먼저 밝혀두고 싶은 것은 무현동상님과 그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 대체적으로 '반한나라당'을 외치거나 '민주대연합'에 동의하시는 분들과 저같은 사람은 생각이 의외로 굉장히 간극이 크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걸 인정하라는 겁니다. '우리는 다르다'고 말입니다. 대충 '우리는 같은 편'이다는 식으로 하지 말자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일전에 <공존의 철학, 상상력이 필요하다>라는 글을 통해 공존을 모색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님들과 저같은 부류의 극명한 차이점은 '현실정치'에 대한 관점입니다. 님들은 '현실정치', 더 구체적으로는 '현실정당'에서 희망을 찾고 계시는 것이고, 저같은 부류는 '시민사회' 영역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 겁니다.
본론 들어갑니다. 소위 '반한나라당'이니 '민주대연합'이니 하는 깃발이 왜 죽을 쑤는지 아십니까?
'참여정부 배제' 때문입니다. '노무현 배제' 때문입니다.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조중동은 한 몸체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명확한 노선이 있습니다. 미국의 레이건정부 이래 부시에 이르기까지 추진했던 '신자유주의정책'이 그들의 노선입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정부의 축소'를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폴 크루그먼 교수의 <미래를 말하다>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명확하게 노선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경쟁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당은 어떻죠? 민주당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인가요? 그런 가치가 있기나 한가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대연합'을 주창했을 때 저는 솔직히 어이없었습니다. 도대체 이 깃발이 언젯적 깃발이죠? 아직도 통한다고 생각하나요?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에 내세웠던 깃발을 20년도 훨씬 더 지난 지금 내세운다면, 어느 국민이 거기에 호응할까요?
모든 시선을 국민의 관점으로, 시민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간명합니다. 그런데 자꾸 우리같은 시민들이 현실정치인들처럼 사고하기 때문에 현실정치가 정체된다고는 생각안해봤습니까?
결정적으로 '민주대연합'이니 '반한나라당'이니 하는 깃발이 죽을 쑤는 이유는 참여정부 배제, 노무현 배제 때문입니다.
참여정부는 노선이 있었어요. 철학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비전2030'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국민의정부 5년을 당당하게 계승했어요. 그 결과 <민주정부 10년, 대한민국은 성공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선언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 그들은 지금 노무현과 싸우고 있다
민주당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 민주대연합이니 반한나라당이니 하는 깃발을 흔드시는 분들, 냉정하게 보세요. 지금 정국은 '이명박 대 노무현', '한나라당 대 참여정부'입니다. 왜 그런가?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ABR(Anything But Roh)입니다. 노무현이 했던 정책을 모두 뒤집고 있어요. 그 근거는 바로 '잃어버린 10년'입니다. 참여정부 당시의 정책때문에 민생이 파탄났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지금의 민주당은 이미 참여정부 당시부터 이 논거에 동조해버렸어요. 민주당 스스로 민생파탄 운운했었어요. 조중동 프레임에 걸려든겁니다. 이쪽 대선후보였던 정동영이도 '경제가 힘들다, 망했다'는 한나라당 주장과 마찬가지의 주장을 했어요.
자 보세요. 지금의 민주당이 뭘 가지고 싸우겠습니까? 참여정부 당시 한나라당과 똑같이 민생파탄을 운운하고,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이랬는데 지금 뭘 갖고 싸우겠어요. 그러니 백날 천날 반한나라당이니 민주대연합이니 떠들어봐야 안되는 겁니다.
민주당은 과거에 했던 자신들의 주장을 뒤집어야 이명박과 싸울 수 있어요. 그런데 입장 바꾸기가 싫은겁니다. 왜? 노무현이 싫거든요. 그들은 노무현이 싫은 겁니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인정하는 순간 자신들이 했던 과거의 발언이나 주장을 모두 뒤집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민주당이 되는 집구석이 될려면 이거 해야 돼요. 참여정부의 공과를 모두 계승하겠다고 선언해야 돼요. 민생파탄 운운했던 과거에 반성문 제출해야 돼요. 이거 안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아세요? 바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무당층이 장난 아니죠? 그럼 저 사람들은 여기서 개혁을 외치는 님들 보다 정치인식이 떨어져서 그런가요? 천만에 만만에 콩떡입니다. 한나라당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님들보다 못난 사람들 절대 아닙니다. 어쨌든 무당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민주당은 물론이며, 반한나라당이니 민주대연합이니 하는 구호는 말짱 꽝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대안정당 모색하는 겁니다. 동시에 '민주당+한겨레+오마이 vs 한나라당+조중동'이라는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조폭들간의 분열주의적 패싸움에서 벗어난 대안정당, 대안언론을 모색하는 게 저같은 부류입니다.
다시 말합니다. 민주당, 반한나라당, 민주대연합....여기에 참여정부는 없어요. 노무현도 없어요. 그래서 절대 이명박과 대치전선을 만들 수가 없어요.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대치전선은 참여정부와 노무현에 있기 때문에....
반한나라당이니 민주대연합이니 깃발 흔들어봐야 소용없어요. 싸울 무기도 없이 깃발만 흔들면 싸움이 되나요? 더구나 시민들은 그 깃발에 냉담하기까지 하거든요.
상황파악 제대로 하자는 겁니다.
(솔직히 한나라당의 참여정부와 노무현 죽이기에 동참한 민주당과 자칭 진보세력들이 반한나라당, 민주대연합 깃발 백날 천날 흔들어보세요. 되는거 하나 있는가....그 깃발 흔드는 세력들이 노무현세력 배제해놓고서는 동참하라고? 말이 돼요? 참여정부 실패했다며?)
'생각하기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겨레나 경향신문에 관한 논쟁을 본 후 생각을 밝혀 봅니다(칼의노래님) (0) | 2008.12.16 |
---|---|
미군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인 사망자 수 : Iraqi Casualities (0) | 2008.12.15 |
이해찬을 귀환시켜야 한다! (0) | 2008.12.15 |
4.19 동영상 (0) | 2008.12.13 |
손석춘칼럼] 천국과 지옥 (0) | 2008.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