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어리석음을 깨치는 길 |
글을 처음 배우려는 사람은 먼저 뜻을 세워야 한다. 스스로 큰 인물이 되고 말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을 작게 생각하고 굽혀서는 안 된다. 자신을 믿고, 한번 세운 뜻을 굽힘 없이 밀고 나가려는 의지가 없이는 아무 일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학문에 뜻을 세우고 열심히 그 길을 갈고 닦는 사람도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하는 일이 있다. 사람들의 굳은 뜻을 이루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구습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 구습의 올가미에 끌려 들어가기가 쉽다. 그러므로 뜻을 더욱 굳게 가다듬고 자기를 아프게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리고 늘 자기의 욕망을 억누르고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못하고는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 사람들이 흔히 빠져드는 구습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구습은 아래와 같은 것이다. 첫째, 뜻을 게으른 데 두고 몸가짐을 함부로 하며 편히 노는 데만 정신을 쓰며,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둘째, 항상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조용히 생각하지 못하고, 늘 분주히 드나들면서 이야기로 세월을 보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셋째, 자기와 마음이 같은 사람은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미워하는 것이다. 나쁜 무리에 빠졌다가 그 곳에서 빠져 나오려고 해도 그 무리들의 앙갚음이나 배반을 당할까 겁을 먹는 자도 이런 나쁜 습관에 물든 사람이다. 넷째, 자기가 지은 글 중에서 좋은 글을 떼어 내어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받기를 좋아하고, 옛 성인의 글을 흉내내거나 도둑질하여 아름다운 글을 꾸미는 행동이 그것이다. 다섯째, 할일 없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노래나 춤을 일삼으며, 그것이 깨끗한 선비의 고상하고 품위 있는 짓으로 생각하는 행동이다. 여섯째, 한가한 사람들을 모아놓고 바둑이나 노름을 즐기면서 종일토록 티격태격 다툼질이나 하는 것 일곱째, 잘 사는 사람, 높은 벼슬에 오른 사람을 부러워하며, 가난을 싫어하고 좋은 음식을 못 먹고 허름한 옷을 입는 것을 크게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 여덟째, 즐기는 일에 절도가 없고, 그런 것에 끌리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는 행위. 이런 구습이 인간에게 끼치는 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런 구습에 젖으면 뜻을 굳건히 가질 수가 없다. 따라서 행동도 흐트러지고 나빠지기 마련이다. 오늘 한 잘못은 내일도 고치기 어렵고, 아침에 후회하고 뉘우쳤던 행동을 저녁이면 다시 저지르게 된다. 그러므로 용맹스럽게 뜻을 크게 펴서 한 칼로 나무를 잘라 버리듯 잘라 내야 한다. 뿌리째 나무를 뽑아 버리듯 마음 속에서 이런 마음을 뽑아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항시 마음을 깨끗이 씻고, 때때로 아프게 자신을 반성해서 마음에 단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애야 한다. 그런 후에야 학문을 이야기할 수 있고, 뜻을 펼 수 있는 것이다. 늘 이치를 깨달아 어질고 착한 것이 무엇인가를 밝힌 후에야 행동에 옮겨야만 한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달리 아무것도 없다. 이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나쁜 일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조심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과 뜻을 극진히 가져 책을 읽어야 하고, 그 의미를 깊이 풀이해 내어 구절마다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얻어 내야 한다. 그 뜻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면 글은 글일 뿐이요, 아... 제 자신이 갈길이 멀군요. 저는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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