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이인규씨가, 문재인 이사장 책의 딱 한 문장에 대해 극구 변명을 하고 나섰습니다. 주절주절 말이 많아, 대체 뭘 얘기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요약하면 이겁니다.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우를 다했다. 무수한 증거가 수사기록에 많이 남아 있으니, 그렇게 자신 있으면 수사기록을 공개하면 될 것이다. 15시간여에 걸친 조사가 전부 영상으로 녹화돼 있는데 마음 같아서는 다큐멘터리를 틀 듯 다 틀었으면 좋겠다.” 여러 언론은 싸움이 난 듯 대립구도를 형성하는군요. 문 이사장은 한 마디로 일축했습니다. “그의 오만한 태도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분은 겸손이란 데 대해서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이인규씨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여론의 본질이 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따끔하게 충고하고자 합니다. 문 이사장이 대검찰청에서 그날 있었던 일을 언급한 것은, 그 분의 성격상 상징적 장면 하나를 점잖게 에둘러 표현한 것뿐입니다. 또 이인규씨가 노 대통령에게 오만하고 무례했던 것은 검찰청사에서뿐만이 아닙니다. 수사 기간 내내 그와 그의 수사팀은 오만하고 무례했으며 방자했습니다. 그 방자함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가 노 대통령을 맞아, 서있었든 앉아 있었든 국민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강탈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 친위 군부세력이 청와대로 쳐들어가 조폭처럼 무력을 행사하던 그 날, 최규하 대통령을 겁박하는 장면에서 서있었든 앉아 있었든 아무 상관없듯이 말입니다. 또 망나니가 칼을 휘두를 때 칼 잡은 자세가 중요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이인규씨와 그의 수사팀은 (노 대통령이 사전에 알았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없었습니다. 증거가 없으면서도 전직 대통령을 소환했습니다. 그리고 소환조사 이후에는 기소유지가 어려우니 불구속 기소도 못하고 구속기소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겁니다. 아무리 정치검사라 할지라도 명색이 법을 내세워 끗발부리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면서 불법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했습니다. 심지어는 허위 피의사실도 공표했습니다. 말이 좋아 공표지 언론플레이였습니다. 그렇게 여론재판을 했습니다. 아니, 그건 여론재판이라기보다는 마녀사냥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대검 중수부의 이인규 부장부터 말단 여직원에 이르기까지 대체 누가 언론에 허위 피의사실을 흘리고 언론플레이를 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그 중의 일부는 옷을 벗고 누구는 현직인데도 그 비밀이 지켜지는 걸 보면 조직폭력배 칠성파나 남문파, 양은이파나 월드컵파보다 센 의리입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문 이사장이 책에서 표현했듯, 인간의 법정 대신 역사의 법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서거했습니다. 그 이후 검찰 지휘부는 형식상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그 수사팀의 누구 한 사람도 고인과 유족에게 머리 숙이지 않았습니다. 이인규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과는커녕 대형로펌으로 옮겨가 호의호식하며 떼돈을 벌고 있습니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전관을 활용해 막대한 돈을 버는 사람이 그것도 자신이 수사했던 박연차씨를 변호하는 로펌으로 당당히 가서 말입니다. 이인규씨의 그런 행위가 위법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도리, 인간의 양심은 아닙니다. 그의 무례는 노 대통령 수사 과정뿐 아니라 서거 이후의 축재방법에 있어서까지 이어진 셈입니다. 이인규씨의 오만하고 무례하고 방자함의 핵심은 그것이지, 노 대통령의 소환조사 날 서서 있었느냐 앉아서 있었느냐가 아닙니다. 언론도 문재인-이인규 두 사람이 진실게임을 하는 듯 몰아가면 안 됩니다. 말이 다르면, 두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보면 압니다. 적어도 문재인 이사장은 출세를 위해 누구 줄을 잡거나 기웃거린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자리를 피했으면 피했지 야심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적어도 문재인 이사장은 권력을 누리거나 그 권력으로 누구에게 핍박은커녕 모욕조차 준 적이 없습니다. 적어도 문재인 이사장은 가난할지언정 돈을 탐해 파렴치한 사람의 변호를 맡거나, 전관예우의 찬스를 악착스럽게 낚아채 한 몫 챙기는 일은 없었습니다. 국민들이 그걸 모를 줄 압니까. 이인규씨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구절절 할 얘기가 많으면, 어디 한번 끝장을 봅시다. 제 제안은 이겁니다. 그의 말 그대로 인용해 제안합니다. “무수한 증거가 많이 남아 있으니, 그렇게 자신 있으면 살아온 인생을 다 공개하면 될 것이다. 수십 년에 걸친 인생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데, 마음 같아서는 다큐멘터리를 틀 듯 다 틀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 볼까요. 이쯤되면 막 가자는 것이니, 제가 한번 이인규씨 인생을 온 국민들에게 제보 받아서 다큐멘터리라도 만들어 틀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