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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현장감독, '원전의 비밀' 폭로 경악 ... 프레시안에서

똘돌이 2011. 3. 16. 21:59

1. 프레시안의 기사

 

원문보기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10316171600§ion=03

 

 

지난해말 개봉된 덴젤 워싱턴 주연영화 <언스토퍼블(unstoppable)>은 기관사가 없는 상태에서 폭주하는 화물열차,

그것도 독성 화학물질을 가득 실은 열차대형참사가 일어나기 직전 가까스로 멈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위험천만한 열차들이

전세계에 400여 개가 있고, 500여개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거나 만들어질 계획이라면 난리가 날 것이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언스토퍼블>에 나오는 '무인 열차'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이 원전이라는 것과,

이 원전이 이처럼 1000개의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이 어떤 것인지 알기 바란다"

<언스토퍼블>에 나오는 무인열차는 어떻게 해서든지 멈춰세울 수 있는
브레이크라도 달려있다.

하지만 원자로는 '브레이크도 없는 무인열차'라고 할 수 있다.

즉, 마침내 사고가 날 때까지 계속 달릴 수밖에 없는 공포의 열차라는 것이다.

왜 그런지 그
충격적인 이야기가 담긴, 일본의 베테랑 원전 건설 현장감독의 편지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한신대지진이 일본을 덮친 이듬해인 1996년 암을 선고받아 죽음을 예감한(1997년 1월 사망) 히라이 노리오(平井憲夫) 씨가 쓴

'원자력 발전이 어떤 것인지 알기 바란다(原發がどんなものか知ってほしい)'는 편지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이다.

특히 장문의 이 편지는
경제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문제로, 일단 가동된 원자로는 설계수명을 넘겨서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무시무시한 '비밀'을 폭로하고 있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영화 <언스토퍼블>.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10년 수명에 40년째 사용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1971년 기공)는 설계 당시 10년의 내구연한을 기준으로 시공됐으며, 이후 원전폐기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내구연한이 지났음에도 정기점검을 받은 후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폐로(廢爐), 해체폐기물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가동된지 10년이 지난 1981년 도쿄전력(원전 운영사)은 폐로, 해체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도 참여하여, 이 원자로의 폐로, 해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나, 매일 같이, 이것저것 검토를 했습니다만, 방사능 덩어리인 원전을 무리해서 폐로, 해체하려고 해도, 건설 당시의 몇 배의 돈이 들지, 어떤 방법으로도 대량의 피폭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등,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상 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뜻하지 않은 피폭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방사능 수치가 0이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방사능이 있는 한, 폐로, 해체는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할 수 없다면 로봇으로 하면 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하고 있습니다만, 로봇이 방사능에 의해 오작동을 일으켜 현재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폐로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원전을 판매한 미국 제작사가 미국으로부터 작업자를 파견하여, 일본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대량 피폭을 당하고, 원자로 수리를 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 원전은 가동 중입니다.

처음 내용연수가 10년이라고 하던 원전이, 벌써 30년 가까이 가동되고 있습니다(지금 40년째에 들어 폭발하고 말았다. 편집자).

그런 원전이 11기나 됩니다. 낡아서 비틀거려도 쉬지도 않고 가동 중이어서,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폐로, 원자로 가격의 몇 배나 들어가는 비용 문제

또한,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있는 무사시 공대의 원자로는 겨우 출력 100kw의 연구로지만,

이것도 방사능 누출을 일으켜 멈추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수리에 20억 엔, 폐로 하는데 60억 엔이 소요될 것이라고 하지만,

대학의 연간예산에 상당하는 돈을 들여도 폐로는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정지해서 방사능이 없어질 때까지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100만kw급이라는 거대한 원전이라면, 정말로 손 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왜 원전은 폐로나 해체가 어려운 것일까요.

그 이유는, 원전은 물과 증기로 운전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운전을 멈추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바로 녹이 슬고 약해져서,

구멍이 생겨 방사능이 누출되기 때문입니다.

원전은 핵연료를 넣고 한 번이라도 운전을 하면, 방사능 덩어리가 되어,

정지 상태로 두는 것도, 폐로, 해체를 하는 것도 어렵게 됩니다.

선진국에서 폐쇄한 원전은 많습니다. 폐로, 해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두 '폐쇄'시켰죠.

폐쇄라는 것은 발전을 멈추고, 핵연료를 뽑아두는 것입니다만, 여기부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핵폐기물, 도대체 어떻게 처리한다는 건가

방사능 투성이가 된 원전은, 발전할 때와 똑같이, 물을 주입하고 가동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물의 압력으로 배관이 얇아진다거나, 부품 상태가 나빠진다거나 하기 때문에,

정기점검도 해서, 그러한 부분을 보수하고, 방사능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방사능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발전할 때와 동일하게 감시, 관리를 계속해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전력회사가, 전기를 못 만드는, 돈벌이도 되지 않는 폐쇄한 원전을

진심으로 감시를 계속할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앞으로 분명히 겪게 될 원전의 폐쇄, 이것은 정말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까운 장래에, 폐쇄된 원전이 일본 도처에 출현할 것입니다.

이것은 불안하기보다 섬뜩한 것입니다. 이런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저 하나 뿐일까요.

그리고, 원전을 운전하면 반드시 나오는 핵폐기물. 이것은 매일 배출되고 있습니다.

저레벨 방사성폐기물, 이름은 저레벨이지만, 그 중에는 드럼통 옆에 다섯 시간만 있어도,

치사량에 이를 정도의 피폭을 당하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전국 원전에 약 80만 통 이상 쌓여있습니다.

일본이 원전 가동을 시작하고부터 1969년까지는, 어느 지역의 원전에서도 핵폐기물을 드럼통에 담아서, 가까운 바다에 버렸습니다.

그 때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이바라키현 도카이 원전에 있었을 때는, 작업자들은 드럼통을 트럭으로 옮겨서 배에 싣고, 치바 앞바다에 버리러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전은 좀 이상해'라고 생각한 것은, 이 무렵부터였습니다.

바다에 버린 드럼통은 1년 가량 지나면 썩는다 해도, 안에 있는 방사능 쓰레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

물고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라고 생각한 것이 시초입니다.

현재 원전 쓰레기는 아오모리의 로카쇼무라로 가져갑니다.

전부 300만 통의 드럼통을 앞으로 300년간 관리할 것이라고 합니다만,

대체 300년이나 버틸 드럼통이 있을런지, 폐기물 업자가 300년간 중간에 바뀌는 일 없이 유지될는지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또 한 가지 고준위 폐기물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플루토늄을 뽑아내고 남은 방사성 폐기물입니다.

일본은 영국 회사에게 재처리를 의뢰하고 있습니다. 작년(1995년) 프랑스에서 28통의 고준위 폐기물이 되어 돌아 왔습니다.

이것은 걸쭉한 고준위 폐기물을 유리와 함께 굳혀서, 금속용기에 넣은 것입니다.

용기 근처에 2분간 있으면 사람이 죽을 정도의 방사능을 방출한다는, 이것을 일시적으로 아오모리의 로카쇼무라에 두어,

30년에서 50년 정도 냉각시키고, 그 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땅 속에 묻을 예정이라고 하지만, 예정지는 전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원전 자체도, 국가는 가동을 멈춘 후 5년에서 10년간, 밀폐관리를 하고 나서 잘게 부수어 드럼통에 넣어,

원전의 부지 내에 묻겠다는 등의 느긋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

1기의 원전에서도 수만 톤 분량의 방사능 투성이가 된 폐자재가 배출됩니다.

생활 쓰레기도 버릴 곳이 없는데, 대체 어쩌려는 것일까요.

어쨌든 일본 전체가 핵 쓰레기장이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둘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원전을 멈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원전이 어떻게 평화적 핵이용인가?"

제가 5년 전 쯤, 홋카이도에서 강연회를 하던 중에 '방사능 쓰레기는 50년, 300년 동안 감시가 이어진다'고 말했더니,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손을 들고 '질문이 있어요.

지금 폐기물을 50년, 300년 감시할 거라고 하셨지만, 지금의 어른들이 하실 건가요? 그렇지는 않겠지요.

이후의 우리들 세대, 또 그 다음의 세대가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만, 저희는 싫어요' 라고 외치듯 말했습니다.

이 아이에게 대답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을까요.

게다가 50년, 300년이라 해도, 그 만큼만 시간이 지나면 된다는 식으로 들리겠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원전이 가동을 하는 한, 끝이 없는 영원한 50년, 300년인 것입니다.

일본의 원전은 지금까지 방사능 누출이 전혀 없었다고, 몇 십 년이나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원전에 있는 높은 배기굴뚝에서는 방사능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온다기보다는, 내보내는 것입니다만, 24시간 방사능을 내보내기 때문에,

그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방사능을 맞고 피폭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전기를 생산하는 것처럼 보여도,

몇 만 년씩이나 관리해야만 하는 핵폐기물에, 방대한 전기와 석유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 생산하고 있는 것 이상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그 핵폐기물이나 폐쇄된 원전은 우리의 자손들이 관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원전을, 어째서 평화적 이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몇 번이고 강조했듯이, 원전은 절대로 핵의 평화적 이용이 될 수 없습니다.

원전이 있는 한, 세계에 진정한 평화는 오지 않을 테니까요.

아름다운 지구, 우리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이승선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2. 오마이뉴스의 기사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37227&CMPT_CD=A0273

후쿠시마의 또다른 '시한폭탄', 왜 언급 않나
'사용후핵연료' 담긴 격납 건물 붕괴... 발화시 방사성물질 확산 우려
11.03.15 18:22 ㅣ최종 업데이트 11.03.16 14:02 윤기돈 (greenkorea)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15일 현재까지 제 1원전의 1, 2, 3, 4호기가 폭발한 상태이며 이로 인한 방사선량이 2호기와 3호기의 사이에서 30밀리시버트, 3호기 부근에서 400밀리시버트, 4호기 부근에서 100밀리시버트가 검출됐다고 한다.

 

이 수치는 원전 노동자의 연간 선량한도(20밀리시버트)를 많게는 20배 초과하는 것. 따라서 현재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와 공무원, 자위대군인의 안전이 매우 우려된다. 자칫 잘못하면 방사선 과다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녹색연합은 현재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와 관련해 간과되고 있거나 언급되지 않고 있는 몇 가지 문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냉각문제, 후쿠시마 원전 관리감독문제, MOX 연료(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혼합 산화물)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특히 4호기 폭발과정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있는 건물 5층 지붕에 손상이 확인됐다는(<요미우리 신문> 등)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결국,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문제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미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지만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사태를 진정국면으로 이끌어나가길 바랄 뿐이다. 우리 정부도 더 이상 바람의 방향이나 발생한 방사선량의 미비를 이유로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국민 행동 지침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잊힌 시한폭탄,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 방사선 피폭 우려 환자들 긴급 이송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츠에 있는 후쿠시마 성평등센터 복합단지에 방사선 피폭 가능성이 있는 후타바 코세이 병원 환자들이 들것에 실려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대지진

사용후핵연료는 비록 원전 연료로 수명을 종료했다 하더라도 핵분열에 따른 열이 발생하기에 원자로 노심에서 꺼내어진 후 수십 년간 냉각 보관해야 한다.

 

따라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역시 냉각수를 정기적으로 냉각시키고 순환시키기 위해 전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비상디젤발전기들이 손상된 이후, 냉각수가 정기적으로 공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일본 도쿄전력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0년 3월 현재 후쿠시마 제 1원전에는 '사용후핵연료'가 각 원자로 격납건물 내 저장수조와 각각의 별도 건물 내 건식 캐스크와 공동 저장수조 등에 나뉘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식 캐스크는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없는 공냉방식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보이며, 공동 저장수조를 보호하는 건물 역시 쓰나미로부터 특별한 피해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 원자로 격납 건물내 담겨진 총 600톤(U-ton) 가까운 '사용후핵연료'는 커다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만약 '사용후핵연료'들이 제 1원전 6호기의 원자로 격납건물에 균등하게 배분돼 있다고 가정하자. 지금까지 총 3기의 원자로 격납건물이 붕괴(1, 3, 4호기)됐으므로 약 300톤의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저장수조가 외부 공기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2호기의 외부 격납건물은 붕괴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미국 하원의회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안전성에 관한 보고서(Safety & Security of Commercial Spent Nuclear Fuel Storage: Public Report)>를 보자. 여기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냉각에 실패할 경우, 약 100시간(약 4일)이 지나면 지르코늄 피복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사용후핵연료 피복관이 발화할 경우 사용후핵연료 내에 있던 각종 방사성물질이 화염과 함께 대기중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기 때문에 이미 격납건물이 붕괴된 원전의 경우 대형 방사선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다.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안전성 은폐 시도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에서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현장 인근서 대피한 이들이 방사선 노출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대지진
지난 2002년 일본에서는, 이번에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1, 2, 3, 4호기를 포함한 도쿄전력이 보유한 17기 원전의 안전성 검사가 축소·은폐 조작됐다는 사실이 폭로된 바 있다. 2002년 8월 29일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원(NISA)은 도쿄전력이 자발적 안전성 검사보고서를 조작하였으며, 수년간 이러한 사실을 은폐해왔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원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안전성검사 기록을 조작하였으며, 17기 원전중 13기에서 원자로 용기상부(reactor vessel shroud)에서 발생한 균열을 은폐하였다고 발표했다. 공동조사 결과, 핵연료안내구조물·제트펌프·노심계측기 등 도쿄전력 원전의 원자로압력용기의 각 부위 안전성 검사과정에서 29건의 조작사례가 있었다는 점이 밝혀진 것.

 

은폐의 구체적 사례는 핵연료안내구조물의 균열, 냉각재 재순환 배관시스템의 문제, 격납용기의 누설률 조작 등이다. 이에 따라 다른 전기사업자들에 대한 조사 요구가 일본 내에 팽배했다. 원자력안전원의 요청에 의해 각 전기사업자들이 유사한 문제들에 대한 각자의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들은 오직 과거 3년치의 자발적 검사기록만을 담고 있었다. 원자력안전원은 3년 이전에 벌어진 자발적 검사기록 또는 검사회사들에 의한 시험기록, 주기적 검사결과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정보원에 따르면 당시 통상산업성이 전력회사들에게 안전사고 사례들을 은폐하라고 지침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안전원은 오직 도쿄전력만을 문제삼았을 뿐, 통상산업성 자체의 부조리행위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 도쿄전력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만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 원전과 관련한 전력회사와 관료간의 유착·부조리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진 바가 없다. 또한 원자력안전원은 규제의 실패가 도쿄전력 스캔들의 주요원인임에도, 오히려 원전 안전규제를 완화해왔다(출처: 일본 시민원자력정보실, "끝없는 원전손상 은폐사례들의 폭로" ).

 

혹시 이같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안전성 은폐 시도와 원자력안전원의 부실한 관리 감독이 오늘의 참사를 불러온 것은 아닌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에서도 1999년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의 울진 1호기 불법 용접 증언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미 1993년과 1994년에 걸쳐 영광 원자력발전소의 3, 4호기 불법용접 배관이 확인돼 건설 기간 중 교체됐다는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는 반핵운동단체의 주장은 철저히 무시됐다.  

 

뿐만 아니라 2002년 울진 4호기에서 발생한 증기발생기 세관파단사고는 증기발생기의 재질인 인코넬(Inconel)-600의 결함 때문이라는 것이 당시 반핵운동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단순 고장으로 넘어갔다.

 

평상시에는 사소한 차이가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만약 이웃 일본처럼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해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녹색연합 윤기돈 사무처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