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비의 측근인 정두언의 헛소리를 보시라~!
초중고 시절 서울 마포 똥통머리에서 살았다.
지금은 서강대교 북단 부근이다.
서울 각지에서 퍼온 인분을 쌓아놓는 거대한 똥통이 있어 똥통머리라고 했다.
우리는 항상 구수한 냄새 속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으며 살았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일은 비가 오면 댐의 수문을 열듯 똥통문을 열고 한강으로 통하는 개천으로 인분을 콸콸 쏟아 버렸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 가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러고 살았다.
한강이 바로 옆이라 지금은 집값, 땅값이 어마어마해졌지만, 그때는 그 반대였다.
무엇보다 매년 겪는 물난리 때문이었다.
여름이면 우리집은 연례행사로 물에 잠겼다.
방학 때 수재민을 돕는다고 긴급 등교를 하면서도 나는 내가 수재민이라는 사실을 늘 감췄다.
급우들한테 도움을 받는 것이 어린 마음에도 너무 창피했다.
이렇듯 한강은 매년 여름이면 홍수가 나 악취가 진동하고, 겨울이면 메말라 썩은 시체가 곳곳에 드러났다.
당시는 강변에 공원도, 체육시설도 없었고, 배도 안 다녔다. 낚시는 꿈도 못 꾸었다. 한마디로 한강은 커다란 하수구였다.
그런 한강에 1980년대 초부터 대대적인 손질이 시작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장으로 있던 현대건설이 제안한 사업이었다.
강바닥을 준설하고, 수중보를 만들고, 고수부지를 정리하고, 둑을 다시 쌓고, 강변도로도 건설했다.
사업비는 정부 지원 없이 거의 전액을 채취한 골재로 충당했다. 그리하여 지금의 한강으로 변모했다.
그 후로 한강 주변에 물난리가 없어졌다. 수많은 공원과 체육시설이 생겼다. 유람선도 오고갔다.
무엇보다도 낚시꾼들이 몰려들 정도로 물이 맑아졌다.
죽음의 강이 생명의 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4대강 사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낙동강·영산강·금강을 지금의 한강처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
더구나 3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더 환경적인 기술과 자본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처럼 강을 하수구로 방치하는 나라는 몇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와 있으면서도 강만큼은 후진국인 셈이다.
왜 그럴까? 강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 주변이 변하는데, 강은 그대로 있다? 그러면 그 강이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몇십만이 살던 도시가 몇백만이 되고 천만이 되었는데, 그 사이를 흐르는 강이 과거의 모습 그대로 있으면
그 강은 과거의 한강처럼 하수구가 되고 만다.
나는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선유도공원을 너무도 좋아한다.
거기에 가면 조선시대 때 선유도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
정말 신선이 노는 곳 같다.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였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되어서도 곤란하다.
4대강 사업은 시대에 뒤떨어져 죽어가는 강을 시대에 맞게 다시 살리려는 일이다.
생명을 살리려는 일을 생명을 죽인다 하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시대의 ‘책사’라는 지칭(4월1일치 30면 우석훈 칼럼 ‘책사 정두언의 생명관은?’)에 대해 한마디 하면,
나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쓴웃음이 나온다. 나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꾀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다만 나는 매사에 임할 때 상식에 충실하려 노력한다. 세상은 상식보다는 비상식이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내가 쓸모가 있었다면 늘 상식에 안 맞는 일을 지적하고, 상식에 맞는 결정이 내려지도록 애를 썼기 때문이리라.
희대의 전략가라 불리는 장자방도 아마 가장 상식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한겨레 신문을 보는 내가 깜짝 놀라 읽어 본 글이다.
한나라당의 의원이, 그것도 엠비정부에서 힘께나 쓴다는 사람이
4대강 사업을 홍보하겠다고 나서서 진보신문에 낸 기고문이란다.
아마츄어인 내가 보아도 웃긴 이런 상식을 가진 자가
중요한 나랏일을 독선적으로 결정한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두언씨는 대체 治水에 대해 생각이나 해 본 사람인지,
비전문가라면 전문가의 의견은 들어본 적이나 있는지,
여당 의원으로써 지난 정부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홍수예방등 사업을 벌이고 있었고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는지를 알아 보았는지...
심히 의심되는 수준이다~!
상식에 충실하려고 한다면
상식에 맞는 결정이 내려지도록 애를 쓴다면
다시한번 4대강 문제를 되짚어 생각해보고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시 들어 보시라~!!
일반 시민인 저도
"강을 맑아지게 하는데 필요한 것은?" 이란 문제를 접한다면
하수종말처리장과, 4대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대한 수질 개선 사업이 우선이라고 답을 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