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멋대로

에고고 허리야~~!

똘돌이 2009. 4. 20. 10:06

 여름날이 온 것처럼

반 팔 옷을 입고서도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못해

수건을 목에 두르고 일을 한다.

 

밭에 큰 돌은 기계가 대충 해 주었다 하지만

주먹 크기정도와 잔 돌들은 그대로다.

그나마 포크레인으로 땅을 한번 헤집어 놓아서 그런대로 곡괭이질은 가능하니 다행인데

곡괭이나 쇠스랑이나 두어번에 한번은 쭈그리고 앉아

돌을 골라내어  밖으로 내어 놓아야 하니

꾸부정한 허리와 농기구를 손에 쥔 손가락에 무리가 금방 온다.

에구구구....절로 신음도 흐르고...

 내 닉네임에도 짜증이 날라고한다...ㅎ

 

 

 

무엇이 궁금한지

아랫집에 사는 녀석들인지

두릅을 따는 아낙네의 곁을 지키다가

길건너에 웬 새로운 놈이 왔네?하듯이 구경한다.

 

 

 

왼 쪽은 매화나무를 오른 쪽은 산수유 나무를 찍은 것인데

햇빛이 너무 강해서인지 잘 보이질 않는다.

매화나무에서는 그냥 막대기 형태 그대로이나 초록빛 기운이 온 몸을 감돌고 있고

연필보다도 가늘어 심을 때도 불안했던 산수유 나무에서는

나도 봄맞이 해요~라고 하는 듯

세상이 어찌 생겼는지 보려는 듯

삐죽삐죽 새 잎들이 나와 있다.

에고 이쁜 놈들...^^

지난번에 옮겨 심은 뽕나무에서도 새 잎이 돋아났으니

죽은 것은 하나도 없이 잘 살아 주었다.

 

초보 농부 주인을 만나

너희들이 원하는 것 알리 없어 괴롭겠지만

그저 살아내는 것은 너희들 몫이라고

명령같은 위로의 말을 던져 주었다...ㅎ

 

 

요건 작년 늦가을에 심어 놓았던

슈퍼 흙딸기 나무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슈퍼흙딸기라는 닉네임을 가지신 분이

자신이 개발한 종자라며 선착순 열명에게

묘목 세 그루씩을 나누어 준다길래

미안함을  무릅쓰고서 욕심을 내어 받았던 것이다.

당시엔

곧 겨울이 오는데...,

내 밭은 산 중턱에 있어 밤 기온은 더 찰텐데..라는 걱정으로

괜한 욕심을 부렸다보다라고 자책도 좀 하면서

살고 못살고는 내 복이려니 하는 맘으로 심어 놓았던 것이

이리도 연초록 새 잎을 피워 올려 놓았다.

아 ~! 생명의 끈질김이여~~

 

한 네시간 정도 밭을 고르고

이름도 생각나지 않지만

쌈밥집에 가면 나오는 각종 야채들 중의 몇가지를 심고

밭 주변엔 꽃씨도 좀 뿌려놓았는데

 

물통을 그대로 머리에 쏟아 붓고 싶을 만큼 더웠고

손가락 끝엔 힘을 주지 못할정도로 아프고

허리의 뻐근함은 내일부터 며칠간의 결림을 예고하기에

내주 일요일을 기약하기로 했다.

 

하루 지난 지금 비가 내립니다.

어제 심은 녀석들 살아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겠죠?^^

반가운 비를 축하하며

배경음악으로는 케니지 연주의 In The Rain을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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