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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칼럼] 앞으로 4년 무엇을 할 것인가
똘돌이
2008. 12. 17. 13:57
한나라당은 김포공항 컨벤션센터에서 1주년 기념식을 한다. 전국위원회를 겸해서다. 조촐하게 치른다고 하지만 당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해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이름은 ‘경제 살리기 국민 한마음 희망대회’다. 경제 살리기라. 착잡하다. 지금 있는 경제 죽이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엊그제 만난 한나라당 사람은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작년 경선에서 우리는 박근혜를 선택했어야 했다"며
그럴까? 아닐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었을 리 없다. 다만 배신감은 덜했을지 모른다. 박근혜 의원은 최소한 자신이 '경제 전문가'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도대체 1년 전 대한민국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건망증이 심한 사람들을 위해 되새겨 보기로 하자. 지금은 잘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은 '시대의 필연'이었다. 무슨 소리냐고? 이명박이란 사람은 본래 '대통령병 환자'가 아니었다. 누구처럼 책상머리에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써붙인 적이 없다. 그냥 현대건설에 들어가 열심히 일했고 무작정 '위'를 향해 치달았을 뿐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세상이 그를 향해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야망의 세월'이라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히트를 쳤다. '부자 되세요'라는 텔레비전 광고가 나왔다. 젊은이들은 '성공한 시이오(최고경영자)'를 꿈꿨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세상은 좀더 나아갔다. 대학교수보다 빌딩업자가 더 존경받기 시작했다. 목사님이 큰 교회를 짓겠다고 살인을 했다. 평범한 중산층이 빚을 내어 '펀드'에 가입했다. 사람들의 눈에 핏발이 섰다. 물신주의가 판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인은 깃발을 세워 사람을 모아야 성공한다. 그러나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 다가가서 깃발을 드는 방법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물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성공'이라는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뿐이었다. 그다음엔 사람들이 알아서 그를 대통령으로 밀어올렸다. 이명박 대통령 시대는 그렇게 탄생했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공동체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시대가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켰지만, 바로 그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큰일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4년이 남았다. 유권자 대표를 뽑아서 "우리가 시대정신을 잘못 읽었으니 미안하지만 대통령직에서 좀 내려와 달라"고 말하면 될까? 물론 안 된다. 선거는 '일수불퇴'다. 앞으로 4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국민들은 살아남아야 한다. 생활수준을 낮춰야 한다. 생존이 최우선이다. 국가가 해 줄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성찰해야 한다. 지금 지지율이 왜 이 모양인지 반성해야 한다. 겸손을 배워야 한다. 건설경기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닥다리 프레임을 걷어치워야 한다. 착하고 유능한 사람을 잘 찾아서 써야 한다. 아직도 기회는 남아 있다. 박근혜 의원은 김칫국을 마시면 안 된다. 1년 전 '줄푸세' 공약은 이미 낡았다. 비전과 정책에서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 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 집권의 추억에서 깨어나야 한다. 지지자들의 고통을 함께 겪어야 한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입으로만 말해선 안 된다. 지금 민주당에 중산층과 서민 국회의원이 얼마나 있는지 손꼽아 보라. 앞으로 4년이 지난 1년과 같아선 안 된다. 그건 모두에게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음악은 저작권과 전혀 관련없습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본문출처: 바로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