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정비가 대운하라는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들 (북새통선생)
대운하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발언들은 하나같이 전제를 달고 있습니다.
이명박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 추진하지 않겠다", 박병원 경제수석 "4대강 치수사업을 다 해놓고 대다수 사람들이 연결하자고 하면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않겠다는 기본원칙에 변함이 없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한반도 대운하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안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심지어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마저 "국민적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대운하를 은근슬쩍 추진하는 것은 안된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국민이 동의하면 언제든지 대운하를 하겠다는 소리입니다. 즉 대운하를 포기하겠다는 발언이 아니라 대운하를 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국민 동의 하나만으로 축소시켜 놓은 발언입니다.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서도 한반도 대운하는 경제적 타당성이 없고 오히려 국토를 절단낼 뿐이며 환경파괴의 대재앙을 몰고올 뿐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즉 대운하는 국민이 동의하더라도 절대 추진해서는 안되는 사업입니다. 대운하는 국민의 동의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악영향만 끼치는 절대적으로 하지 말아야할 사업입니다.
그런데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나오는 말들은 대운하는 그 자체로 타당성이 없어 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아닙니다. 국민이 반대하므로 일단은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대응입니다. 즉, 언제든지 국민 여론만 돌려놓게 된다면 드러내놓고 추진하겠다는 소리입니다. 대운하 사업을 포기했다는 것이 아니라 일단 추진하면서 대운하 사업이라는 간판을 달기 위해 여론을 찬성으로 돌리는 작업을 병행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 입니다.
드디어 한나라당은 4대강 정비작업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안을 단독으로 파행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운하는 아니라고 합니다. 터널이나 갑문이 없다고 대운하는 아니라고 합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하천정비 사업은 기본적으로 대운하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합니다.
당초 예측된 대운하 예산 14조~16조원은 대부분 물길을 연결하는 터널이나 갑문, 선박 운항을 위한 수로 확보 등에 소요되는 예산이므로, 현재의 한천정비 사업이 운하로 발전하려면 이 예산이 대부분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고 분석하면서 대운하가 아닌 치수사업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4대강 정비작업의 예산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처음했던 변명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김이태 연구원에 대한 징계절차는 대운하 착수의 걸림돌 제거를 의미
정부로부터 운하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 받아 진행중이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의 연구원 김이태 박사님은 지난 5월 23일 다음 아고라에서 이미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바로 한반도 대운하 계획이라고 밝히셨습니다. "대운하는 환경 재앙", "한반도 물길 잇기와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바로 한반도 대운한 계획", "매일같이 국토해양부로부터 대운하에 대한 반대논리에 대한 정답을 요구받고 있다" 라고 언급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초 징계계획이 없다는 약속을 깨고 건기연은 11월 28일부터 12월 12일까지 김이태 박사님 1명에 대해서만 특별감사를 실시하여 징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시에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관련해 12일 건기연에 용역을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특별감사가 끝나는 날에 맞추어 다시 4대강 정비에 대한 용역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내부에서 양심 선언을 한 연구원을 7개월도 더 지난 시점에서 징계절차에 착수하면서 다시 4대강 정비에 대한 용역을 주었다는 것은 내부 입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본보기로 징계하면서 보안을 강화해 다시 연구원들에게 대운하에 대한 반대논리를 물리치는 정답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김이태 박사님에 의해 이미 지난 5월에 4대강 정비계획이의 실체는 대운하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포기하지 않고 조용히 추진 중이었을 따름입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통과시 어쩔 수 없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박석순 교수의 말로도 4대강 정비는 대운하와 양적인 차이일 뿐
정부측 대운하 전도사인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도 지난 5월에 4대강 정비 사업은 대운하 1단계 착공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 1단계가 될 수 없다면서 그 이유로 수심이 원래 운하 계획은 최소 6미터인데, 4대강 정비는 4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지금 당장 대운하를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괜히 한번에 할 일을 두세번 하는 것은 잘못" 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박석순 교수의 말을 분석해보면 최소 6미터 파야하는데 4미터 정도 밖에 파지 않으므로 대운하 착공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 한번에 할 일을 두세번 하기 때문에 잘못이라는 논평을 달고 있습니다. 이왕 팔려면 6미터를 파라는 주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수심에 있어 4대강 정비와 대운하의 차이는 양적인 문제이므로 한번에 할 것을 두세번 나누어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아예 처음부터 깊이 파자는 의견입니다. 그러므로 박석순 교수의 말에 따르더라도 대운하 1단계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사전작업으로는 충분하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4대강 정비 명목 하에 국민 여론도 돌리고 사전작업도 하겠다는 계산
4대강 정비계획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바는 2가지입니다. 우선 국민의 반대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여론을 선동하겠다는 포석입니다. 동시에 언제든지 국민 동의가 떨어지는 순간에 본격적으로 대운하 표어를 내걸고 착수할 수 있도록 기초작업을 해놓겠다는 의도입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지금까지 해온 말은 국민 동의가 떨어지면 대운하 추진하겠다는 소리였고 이제 국민의 찬성 여론을 높이기 위한 홍보에 들어갈 것입니다.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선전하듯이 낙동강에 4대강 정비계획의 예산을 대부분 투입하여 홍보용 그림을 그려놓을 것입니다.
4대강 정비사업에는 한반도 대운하 홍보용 책자에 나와 있던 보기 좋던 그림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에코트레일(자전거길)을 조성하고 요트장, 캠프장을 설치해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의도의 50배에 달하는 공간을 조성해 국민 여가활동 기회를 제공한다는 선전이 벌써부터 슬슬 등장하고 있습니다.
강바닥은 2미터 정도 못 미치게 파놓더라도 주변환경을 대운하의 국지적인 모델하우스처럼 시범적으로 만들어 놓아 국민 여론을 설득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청계천을 만들면서 서울의 버스정거장과 지하철입구마다 홍보를 하였듯이 그렇게 홍보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대운하 사업에 포함되었던 것 중 국민 여론을 호도하기 좋은 미끼부터 던져 설득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대운하를 도모
이명박 정부의 대규모 부자감세로 지방의 재정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돈줄 때문에 지방은 중앙정부의 볼모로 잡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4대강 정비 명목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을 마다할 입장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의 실책으로 심화된 경제위기를 악용해 지방을 볼모로 잡고 대운하를 시작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뉴딜정책이 아닌 것을 뉴딜정책이라고 포장도 합니다.
그리고 우선 4대강 곳곳에 재정이 투입되어 당장 그 주변의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돈이 흘러 들어가면 대운하에 대한 찬성여론을 일으키는 거점이 될 것입니다. 조령터널과 화물터미널 등이 예정되었던 지역 곳곳에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고 찬성 현수막이 줄줄이 늘어섰던 과거의 경험이 있습니다. 일단 혜택을 직접적으로 보는 주민들은 국가공동체의 운명은 관심없고 앞에 놓여지는 떡고물에만 매달리게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지방자치 단체장들조차 4대강 정비 명목으로 투입되는 재정으로 사실상 대운하 추진 작업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한나라당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경남에서 먼저 대운하를 시범건설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경남 단독으로도 운하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장본인입니다. 그는 주변 광역단체장들과 합세하여 한반도 대운하가 안되더라도 낙동강 운하는 꼭 해야한다는 결의문까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람입니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대운하 건설비마저 그대로 투입하겠다는 프로젝트까지 발표
이명박 정부가 지역경제를 악화시켜놓고 지역재정을 고달프게 만든 후에 경제살리기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대운하 작업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대운하 건설 예정지의 주민여론을 완고한 찬성으로 고착시켜놓고 이를 거점 삼아 전국민 홍보를 함으로써 내년에는 본격적인 대운하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포석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월 28일에 "4대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떠냐"라고 발언해 정비사업과 대운하를 구분하지 않겠다는 늬앙스를 풍겼습니다. 애초에 지난 5월 21일 발언하였던 "잇는 것은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뒤로 미루자"는 말과 연결되는 대목입니다. 초반에 대운하 사업이 강력한 국민의 반대에 부딪히자 일단 4대강 정비부터 하고 터널은 뒤에 만든다는 계획으로 변경되었다가 12월에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하므로 어쩔 수 없이 드러난 것입니다.
또한 대운하 추진을 위해 만든 부국환경포럼이 10일 발기인대회를 하고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위원장이었던 박승환 전의원이 대표입니다. 박승환 대표는 "둑 보강이라든지 일부 준설 등은 어차피 대운하 사업에서도 해야하는 사업이므로 조화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여 4대강 정비는 대운하와 조화해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내년에 4대강 정비 명목으로 배정된 1조 6,468억원은 대운하 착수금으로 충분합니다. 또한 12월 15일 정부는 2012년까지 14조원을 투입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4조원은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대운하에 소요되는 비용과 같은 수치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낙동강 탐사에서 '14조 원의 건설비용 중 8조 원은 골재를 팔아 충당하고 나머지 6조 원은 민자를 유치하면 된다. 정부가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번에 하천 정비를 위해 2012년까지 14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발표는 당초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에 소요된다고 주장한 비용과 똑같습니다. 결국 2012년까지 한다는 4대강 프로젝트는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소리이며 설령 마지막에 조령터널을 뚫지 못하더라도 대운하 건설에 투입하려던 예산을 그대로 건설비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운하에 터널이라는 마침표를 찍지 못하더라도 당초 비용은 그대로 투입되므로 사실상 토목건설에 따른 부동산 광풍에 미칠 효과는 대등합니다. 적어도 이명박을 따라 대운하 투기에 뛰어든 사람에게 애초에 약속했던 투자금은 던져준다는 의미입니다.
대운하라는 대재앙을 전광석화처럼 시작하고 질풍노도처럼 밀어 붙인다.
이제 다시 대운하의 암울한 그림자가 한반도를 덮고 있습니다. 대운하라는 암울한 먹구름이 한반도에 대재앙의 폭풍우를 쏟아부으려 합니다. 4대강 정비사업은 홍수라는 재앙을 방지하겠다는 것을 명목으로 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4대강 정비사업 자체가 대운하라는 대재앙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 강 정비사업을 환경과 산업이 연계되는 녹색 뉴딜로 이름짓고 14조원을 투입해 즉각 추진하겠다면서 말합니다.
"행정절차를 좀 축소시켜 가지고, 발주가 바로 돼서 일이 바로 착수될 수 있도록 좀 해줬으면 좋겠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이명박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한 후에 말합니다.
"이것을 얼마나 신속 과감하게 하느냐가 지금은 포인트입니다. 그래서 저는 즉시 사업에 착수하고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뜻에서 전광석화처럼 시작하고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 안 하고 온 국민들도 여기에 관심과 지원을 보낼 것이라는 뜻에서 제기한 겁니다."
"지금은 독주가 아니라 질주를 해도 좋습니다. 4대강 유역사업은 야당도 전부 동의한 사업이고요. 또 실제 이 사업은 각 지역의 시도지사가 간절하게 바라고 희망한 사업들입니다."
더군다나 이쯤되면 막가자는 소리나 다름 없지요?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하고, 전국 곳곳에서 건설의 망치 소리가 들리도록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산천은 자연재해를 막겠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환경 대재앙을 초대하는 사업에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예산도 통과되었습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전광석화처럼 삽을 들고 질풍노도로 파기만 하면 끝입니다. 환경 대재앙이 코앞에 들이닥쳤습니다.
저들의 망치소리에 우리 대한민국 산하가 신음하며, 전국 곳곳의 망치소리에 때를 맞추어 방방곡곡에 곡소리가 진동할 풍전등화의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