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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1 ... 가치서열의 왜곡

똘돌이 2008. 12. 17. 12:09


지역주의 - 가치서열의 왜곡
독재자의 애국주의와 지역주의는 동일하다

지역주의에 대한 문제를 거시적 측면으로 접근해서 가치의 문제로 환원해 본 뒤 왜곡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선 지역주의는 지역사회라는 공동체의 하나의 가치로 해석합니다. 여기서의 지역주의는 정치적 의미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생물학적 집단본능으로 파악합니다. 그 생물학적 집단이 지향하는 집단본능이라고 볼 수 있죠. 집단본능이라고만 해야 할지 본능적 집단주의라고 할 수 있을 지 고민하지 못했습니다만 하여튼 비슷한 개념입니다.

이것에 대해 얼마전 우물님이 부정적 견해를 내놓으셨는데요. 여기서는 지역주의는 체계화된 가치가 아니라 단순 가치로 봅니다.

우리가 노무현의 참평포럼강연 마지막 부분에서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란 것이 민주주의라는 가치 수준일 것이라는 언급을 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가치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원칙이 동원되며 그것은 레벨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이것은 거의 상식적인 것인데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우리가 사람이나 인간의 생명을 하나의 가치로 인식하고 있는가. 대개는 휴머니즘을 채택해서 사람을 수단이 아닌 가치로 인식하죠. 인간의 행복, 인간의 존엄, 이 속에 다 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민주주의 가치체계, 그리고 수많은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 사회적 가치의 핵심은 공존의 지혜라고 했었죠.(이것은 노무현의 말이고)

우리가 나라를 잃었을 때 독립투사들은 나라 사랑을 큰 덕목으로 삼았습니다. 그것은 곧 나의 자연권적 모든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경우 나라사랑은 자신의 목숨보다 더 상위에 올라설 수 있겠죠. 물론 이것이 독재체제에서 조작되어 허위의식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경계는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시대에 따라서 가치서열이 뒤바뀌기 마련입니다. 여기까지가 상식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단 지역주의가 가치냐 아니냐를 쟁점화하는 것은 따로 논하고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그냥 깔끔하게 최하위 가치로 상정해 봅시다. 우리 지역 우리 동네의 발전은 곧 나의 발전이라고 이해될텐데 이것이 수준이 낮지만 지역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라고 해 봅시다. 이것은 하나의 본능에서 기인한다고 여겨집니다.

이제 정치적 조작에 대해 이야기 할 차례입니다.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지역주의를 조장함으로 해서 발생한 지역주의(이하 조장된 지역주의)는 본능적 집단의식으로서의 가치를 뛰어넘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왜곡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지역주의는 본능으로부터 출발한 정당성을 획득합니다.

그러면 이와 동일한 현상은 어떤 경우에 발생할까요?

아마도 외침을 당했을 경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가가 외침을 당했을 때 애국이라는 가치가 상위로 뛰어 오릅니다. 그냥 순수하게 일반적 공동체에서 들여다보면 공동체주의라는 것은 외부로부터 억압이 자행됨을 전제했을 때 형성된다고 봐야 겠죠. 영남 지역주의가 발생한 것은 영남 지역사회라는 공동체가 공격받고 있는 경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사회가 공격받지도 않은데 왜 이런 왜곡이 발생할까요? 누군가가 위기를 조장했다는 말이죠. 이것도 아니면 누군가가 지역간 대결주의를 부추겼다고도 볼 수 있죠.

이것이 허위의식일 수 밖에 없습니다. 비정상적인 가치서열의 심각한 왜곡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아까 말한 독재자가 외부적 위기나 대결주의를 부추기고 애국주의를 조장해서 민주화 시위를 차단한다거나 억압의 기제로 악용되는 것과 조장된 지역주의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주의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원인을 정리해 봅시다.

정치인들의 조장으로 인한 왜곡된 가치서열의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 지역 주민들의 시민의식이 성숙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지요. 이것을 극복하려면 반드시 조장한 것에 수십배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개방된 지역경제, 개방된 지역사회를 위한 시민운동도 필요하죠. 지역시민들의 타 지역과의 연대활동도 도움이 되겠지요.

지역주의 조장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단순한 가치빈곤이 원인이 되어 최하위인 지역주의 가치가 상위권으로 인식될 경우가 있겠죠. 이것은 특별히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지역주의보다 상위를 차지할 만한 높은 가치가 제시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유물론에 입각해서 단순하게 경제적 가치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 일리는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적 가치가 목표가 될 수 밖에 없죠. 그러니까 어차피 지역사회가 이익집단화 되어가는 경향이 지역주의일 수도 있거든요. 정치적으로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이득이 가능하다고 믿어질 경우에 더욱 그렇지요. 따라서 사회적 가치여야 합니다.

지역주의가 조장이 되었든 가치가 빈곤하여 지역주의가 최상위가 되었든 결국은 시민운동만이 답일 것입니다.

이글의 결론을 어떻게 잡아갈 수 있을 지 미리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 정치적 지역주의의 해결은 지역주민들이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상위에 올려 놓을 수 있도록 시민운동을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제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