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이란 무엇인가? [노공이산님]
토론이란 무엇인가? [노공이산님] |
2008.11.11 16:23 | NZ ![]() |
제목 : 토론이란 무엇인가? 토론이란 목적을 함께하는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대화의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토론은 공동체의 관심사를 대상으로 하는 행위입니다. 개념론적으로만 고찰한다면 토론은 반드시 공동체의 관심사에 관한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연히 봉하 마을에 놀러 온 사람들이 물에 있는 수초 이름을 놓고 단지 호기심만으로 갑론을박 하는 경우도 토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토론의 개념과 목적이 무엇이고 토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하여 논의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토론은 일반적으로 공동체의 관심사에 관하여 하는 토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론의 개념을 공동체에 관한 행위로 한정하여 논의를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렇게 토론의 대상을 공동체에 관한 문제로 범위를 좁혀 해석을 하는 이유는, 공동체의 문제는 대체로 그 구조와 내용이 무겁고 복잡하여 그에 관한 토론의 구조도 무겁고 복잡한 것이 보통이고 그에 따라 그에 대한 연구도 진지하고 깊이 있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연구와 논의의 목적에 맞추어 개념을 해석하는 것을 목적론적 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개념론적 해석보다 유익할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공동체는 국가와 같이 목적이 뚜렷하고 계속적인 조직이나 집단과 같은 엄격한 개념만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목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두 포함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당일 산행을 함께하고자 모인 사람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 사는 세상이나 민주주의 2.0에 들어온 사람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휴전협상을 위해 모인 사람들처럼 일상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도 토론은 성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토론을 느슨한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토론의 범위를 보다 넓게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론의 목적 토론의 목적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즉 모으는 과정입니다. 토론의 목적이 소통이라고 한 주장을 보았습니다. 높은 수준의 소통은 이해의 수준이 높고 의견이 일치될 때 이루어 질 것입니다. 토론은 소통이라는 주장은 타당한 의견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론의 구조 토론은 반드시 대립적 구조라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로 가는 길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을까를 토론해 봅시다.’ 이런 토론은 일단 대립적 구조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토론도 토론이 진행되면 여러 가지 이견이 발생하게 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바로 대립구조로 전환합니다. 그러므로 토론은 보통 대립적 구조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토론의 구조와 토론의 목적 앞에서 필자는 토론의 목적은 ‘수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토론은 대립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립과 수렴은 서로 모순된 개념입니다.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토론이 대립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의견은 사실의 진위, 논리의 타당성, 가치와 이해득실 등에 대한 판단이 일치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렴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의 진위, 논리의 타당성, 이해득실, 가치 등에 대한 판단은 반대의 주장과 입증을 통하여 검증되었을 때 신뢰가 높아지고 따라서 수렴의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이처럼 토론이 대립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수렴이라는 토론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론의 구조와 목적은 수단과 목적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화와 토론 토론과 비슷하게 마주보는 구조로 소통하는 행위로 ‘대화’가 있습니다. 두 가지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저는 대화는 토론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은 반론과 검증의 과정입니다. 사실과 논리에 대한 공격과 방어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대화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협상과 타협이 대표적인 경우일 것입니다. 그 밖에도 뭐가 있을 것 같은데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어떻든 토론의 대화의 일종이지만, 대화 그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결정과 토론 대부분의 토론은 직접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거나 간접적으로 의사결정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토론, 다양한 사실과 대안을 찾는 토론, 논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토론, 이해관계를 셈 해보는 토론, 등은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토론은 아닙니다만, 대부분은 의사결정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론은 공동체의 의사결정을 위한 과정이라고 한 정의는 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평가를 위한 토론,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형성하기 위한 토론 등은 반드시 의사결정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므로 모든 토론이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토론과 의사결정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의사결정을 위한 토론의 경우에도 토론과 의사결정은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토론은 의사결정의 전 단계 과정입니다. 토론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은 하나의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선택적 결정도 결국은 하나의 결정으로 가는 잠정적인 결정이므로 결국은 하나의 결정으로 귀결합니다. 그러나 의견의 수렴은 반드시 하나의 결론만 내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의견을 모으면 되는 것이므로 토론의 결과로서 복수의 의견이 나올 수 있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의사결정입니다. 선택은 의사결정의 한 형태입니다. 토론은 직접 의사결정을 전제로 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토론은 직, 간접으로 의사결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토론이 의사결정의 과정이라고 하는 것도 크게 말은 아닐 것입니다. 설득과 토론 설득은 동의를 구하는 과정입니다. 이견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토론과 비슷하나 설득은 반드시 토론의 방법에 국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보통은 설득의 과정에서 상대가 의문을 가지는 쟁점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토론의 구조로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토론은 설득의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설득은 토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설득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토론하는 자세와 방식은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공개 토론의 경우 설득의 대상은 토론의 상대방 당사자입니다. 공개 토론이 경우는 설득의 대상은 상대방 당사자만이 아니라 관중을 포함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들어가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자신도 설득이 될 수 있다는 열린 자세입니다. 설득을 쌍방적 행위로 이해하고 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관중만을 설득의 대상으로 하는 경우는 상대방의 주장을 공박하고 타도하는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양 쪽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토론의 자세와 방법에 있어서 노련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느 경우에나 설득은 논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감성적 정서적 요소가 작용하므로 상대방이나 관중의 감정을 존중하고 공감을 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은 기술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이려는 관용의 자세를 가져야 가능할 것입니다. 결과를 지향하지 않는 토론? 결과 중심적이지 않은 토론으로, 학습을 목적으로 한 토론, 풍부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촉진하기 위한 토론, 시뮬레이션을 목적으로 한 토론 등을 예시하면서, 결론의 재촉하거나 정답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등이 토론을 재미없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신 분이 있습니다. 좋은 관점을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과 중심적이지 않은 토론’이라는 정의에 대해서는 좀 다른 의견을 말하고자 합니다. 학습을 위한 토론도 결과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토론 방법을 학습하기 위한 토론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토론의 학습이지 토론 그 자체는 아닙니다. 그리고 학습을 위한 토론도 항상 결과를 내는 연습을 합니다. 학습이기는 하지만 토론인 이상 결과를 지향하는 토론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습을 위한 토론이 많이 있다는 이유로 결과를 지향하지 않는 토론이라고 하기는 이를 결과를 지향하지 않는 토론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토론 등에도 항상 지식, 철학의 원리 등의 깨우침, 또는 찾고자 하는 그 무엇이 있을 것입니다. 자기주장이나 공격 방어에 집착하지 않는 자세를 가진다고 하여 결과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대안을 찾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것은 주로 토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결과를 지향하는 과정입니다. 시뮬레이션은 어떤 주장에 들어 있는 논리를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검증은 토론에 있어서 아주 본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렇게 조목조목 지적하는 이유는 직접 간접으로 결과를 지향하지 않는 토론은 거의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결과 중심적이지 않은 토론을 주장하는 취지는 토론에 있어서 목적하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엄격한 형식과 한계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두어서 토론을 좀 더 풍부하고 재미있게 풀어가자는 것으로 이해되고 또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결과를 지향하지 않은 토론이라는 개념을 일반화 할 경우 토론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많은 곤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결과 지향적인 토론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토론의 목적을 좀 더 분석적으로 나누어 봅시다. 앞에서는 토론이 목적을 포괄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효율적인 토론방법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좀 더 분석하여 토론의 목적을 세분하여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토론은 사회적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문제는 하나하나가 복잡한 문제점과 원인, 그리고 다양한 대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문제점과 대안은 또 수많은 사실과 논리, 가치와 이해득실이라는 복잡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토론에서는 이들 문제점과 대안, 그리고 그 대안을 구성하는 사실과 논리, 가치와 이해관계, 등은 하나하나가 모두 쟁점이 됩니다. 토론은 이들 쟁점 하나를 토론의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한꺼번에 여러 개의 쟁점을 다루기도 합니다. 어느 경우에나 하나하나의 쟁점에 대한 확인과 검증, 판단은 각기 토론의 목적이 됩니다. 그러므로 토론의 목적은 문제점과 원인, 그리고 대안을 찾는 토론, 이들을 구성하는 사실의 확인을 목적으로 하는 토론, 논리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 이해관계를 셈하는 토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토론, 등으로 세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론의 과정을 이처럼 분석하고,목적을 세분하여 인식하는 것은 토론의 목적에 따라 토론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나중에 효과적인 토론을 위한 발제와 토론의 방법을 논의할 때 참고가 될 것입니다. 토론의 목적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토론의 과정을 세분해 보면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검증’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고, 검증을 위해서는 주장과 반대라는 대립적 구조와 ‘주장과 반론’이라는 대결적 행동이 필요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토론은 본질적으로 대결에 매몰될 우려가 큰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이러한 대결 구조는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수단이고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토론에 임해서는 이 두 가지의 요소를 조화롭게 운용하는 자세와 역량이 필요합니다. 치열한 검증, 넉넉한 수렴, 이것은 토론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적 관건입니다. 수많은 토론장이 있음에도 우리가 민주주의 2.0을 다시 열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을 학습하고 훈련해 보자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궁극으로는 토론문화의 고양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2.0 수준으로 고양하자는 목적일 것입니다. 토론이란 무엇인가? 토론의 개념은 주제적 요소, 목적적 요소, 구조적 요소, 과정적 요소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중에서 효율적인 토론의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목적에 관한 것입니다. 구조적 요소와 과정의 요소는 목적을 위한 수단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토론이란 무엇인가?’라고 발제하지 않고 ‘토론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한 것입니다. 토론이 반드시 민주주의의 과정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극을 보면 조선의 어전회의에서는 토론이 아주 활발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조선왕조의 정치를 민주주의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역사를 보면 수많은 독재 국가들도 다 그들 나름대로의 토론은 있었습니다. 특히 집단 지도체제를 한 나라들의 경우에는 활발한 토론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만의 토론이었지만, 토론은 토론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토론이 곧 민주주의의 과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토론이 민주주의 핵심요소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토론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수준은 토론문화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론의 목적을 민주주의 발전으로 설명한 말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민주주의 2.0을 만드는 것도 토론문화의 수준을 높여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이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저 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토론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시면 좋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