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뒤 얼굴도 목소리도 더 선명... 이게 ‘부활’ 아닌가”
- 공지영 작가 부산지역 초청강연회... “젊은이들이 좌절 말고 정치 비판해야”
- 공지영 작가 부산지역 초청강연회... “젊은이들이 좌절 말고 정치 비판해야”

“쌍용차 해고자가 또 죽고, 부산에서는 한 여성이 크레인에 올라가 씻지도 못하고 있고, 어느 기업이 노동자를 어떻게 탄압하고... 이게 내 사랑소설을 다 날려보냈다. (비정상적인) 정치가 내 소설을 방해하고 있다.”
얼마전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소설 <도가니> 이후 이번엔 ‘트윗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던 공지영 작가가 현 시국과 관련해 MB정부와 보수언론에 다시 한번 비판의 목소리를 던졌습니다.
“노동자 죽고 크레인에 오르고... 내 사랑소설 다 날라갔다”
공 작가는 지난 16일 저녁 부산 동구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노무현재단 주최로 열린 ‘찾아가는 노무현 시민학교’ 부산지역 초청강연에 참석해 “나는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써야하는데 해고노동자의 죽음 같은 것 때문에 (사랑이야기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면서 “작가로써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정치가 내 생계와 소설 창작 욕구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작금의 정치상황을 질타했습니다.
또 “민주주의가 자리잡아서 더 자유로운 소설을 쓰려 했지만 막상 이 몇 년간은 소설가로써 암흑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내가 소설을 쓰기 위해 정치를 도와야겠다, 정치에 신경쓰지 않고 소설을 쓸 수 있도록 좋은 분들을 도와야겠다”고 했습니다.
“정치는 내 밥상에 올라오는 수입농산물 농약의 농도, 내 자녀의 군복무개월 수, 내 세금의 비율, 노후에 국민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젊은 사람들이 똑똑해야 하고 좌절해선 안되며 정치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의 트윗논란과 관련해서도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최근 보수언론이 자신을 겨냥해 ‘비행기 일등석 논란’을 부풀리고 특정영화에 대한 ‘보이콧 선동 시비’를 걸고 있는 데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조중동 때문에 트윗 못 접겠다... 표현 자유 위해 총선압승·민주정부 세워야”
“사실 확인도 안하고 남의 얘기만 듣고 내가 ‘일등석 비행기를 탔다’거나 ‘범죄와의 전쟁’영화에 TV조선이 투자한 것에 ‘비호감’이라고 한 것을 두고 ‘보이콧을 선동했다’고 한다. ‘싫다’라고 한 게 무슨 보이콧 선동인가? 김연아가 조선종편 출연할 때 ‘안녕 김연아’라는 말도 나는 못하나?”
공 작가는 “내가 트윗에서 논리적이거나 정제된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하기 때문에 (보수언론이) 나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이는 마녀사냥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나와 조선일보의 오랜 악연이 내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좀 관여했기 때문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이유는 내가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내 소설이 아니라 내가 ‘이혼한 여자 작가’라는 사실만 이야기 한다. 이혼한 것과 작가가 무슨 상관이 있나? 내가 이혼 전문 소설을 쓰는 것도 아닌데. ‘여자가 나댄다’ 그것도 ‘예쁘지도 않게 자신들을 반대하면서’ 하기 때문에 내가 조선일보의 표적이 된 것이다.”
얼마전 트윗을 다시 재개한 것을 조선일보가 ‘트위터 떠나 새 작품 쓴다던 공지영 5일만에 복귀’라며 비아냥 댄 데 대해서도 “보수언론의 눈길이 거의 스토커 수준”이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조중동이 기뻐하는 걸 보니 트윗을 접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일부러 트윗에서 글을 쓰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라는 너무나도 중대한 자유를 위해서다. 팔로어가 37만이든 370만이든 나는 내가 싫다라고 말할 자유가 있다. 이걸 막으면 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나쁘다. 상상력을 억압하는 것이다.”
공 작가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지 않도록’ 민주정권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고 민주정권이 수립될 때 까지 나를 불러주는 곳이면 열심히 찾아오겠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된 것만으로도 역사적 소임 다해... 욕하는 대열 참여한 적 없다”
또 그는 “나는 노무현 대통령 때 그를 한번도 뵌 적이 없으며 이라크 파병때 ‘서운하다’고 한 적이 있지만 노 대통령을 욕하는 대열에 한번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공 작가는 “우리가 경제 잘 되라고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이 아니다”면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 감격을 생각해보라. 그 분은 대통령이 된 것만으로도 역사적 소임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예전에 김대중 대통령 때와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로 작가를 불러준 적이 있을 때 거절하고 가지 않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그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기독교의 부활이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살아계실 때 보다 돌아가신 뒤에 더 그의 목소리가 선명하고 그의 얼굴이 더 선명한 걸 보면, 이게 부활인가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봉하사진관] 찾아가는 노무현 시민학교(부산)-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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