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국악...外

사랑일기 ... 시인과 촌장

똘돌이 2009. 4. 15. 14:21

 

 

      

  
 

 

사랑일기 -시인과촌장-

 

 

1) 새벽공기를 가르며 날으는 새들의 날개죽지위에


첫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인부들의 힘센 팔뚝위에

광장을 차고 오르는 비둘기들의 높은 노래위에

바람속을 달려 나가는 저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2)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저 지친 어깨위에

시장어귀의 엄마 품에서 잠든 아가의 마른 이마위에

공원길에서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의 주름진 황혼위에

아무도 없는 땅에 홀로 서있는 친구의 굳센 미소위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3) 수없이 밟고 지나는 길에 자라는 민들레 잎사귀에

가고 오지않는 아름다움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겨울 밤차 유리창에도

끝도 없이 흘러만 가는 저 사람들의 고독한 뒷모습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하덕규>

 

58 개띠이시고 강원도 홍천이 고향이라네.

81년 함춘호씨와 "시인과 촌장"을 결성해 데뷔함.

잘 알려진 곡으로는 "사랑일기", "가시나무새", "한계령" 등이 있음.

그의 곡 하나 더...

 

 

 나무/하덕규

                        
저 언덕을 넘어 푸른 강가에
젊은 나무 한 그루 있어
메마른 날이 오래여도
뿌리가 깊어 아무런 걱정없는 나무
해마다 봄이 되면 어여쁜 꽃피워
좋은 나라의 소식처럼 향기를 날려
그 그늘 아래 노는 아이들에게
그 눈물 없는 나라 비밀을 말해주는 나무
밤이면 작고 지친 새들이 가지 사이사이 잠들고
푸른 잎사귀로 잊혀진 엄마처럼
따뜻하게 곱게 안아 주는 나무
가을 높은 하늘이 더욱 높아져
열매들 애쓰면서 익어가고
빛바랜 잎사귀들 새봄을 위해
미련도 없이 바람에 창백하게 날리고
하얀 눈이 그 위에
온세상 하얗게 성탄절 아름다운 종소리 들리면
저 언덕을 넘어 어여쁜 노래 소리
떠나간 아이들이 하나 둘 돌아오면
그 줄기 가득 기쁨 솟아올라
밤새워 휘파람 부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