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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칼럼) 747보다 더한 ‘국민사기극’

똘돌이 2009. 1. 6. 10:49


(손석춘칼럼) 747보다 더한 ‘국민사기극’

손석춘칼럼 2009/01/06 07:31 손석춘
지금은 누구에게도 우스개가 된 구호다. 747.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을 장담했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공약은 ‘경제 살리기’의 마술처럼 다가왔다.
그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을 때도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747이 국민사기극이라는 진실은 당선 뒤 이 대통령 발언에서 묻어났다.
미국 대선이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선거공약에 대해 무람없이 논평했다.

“선거 때 무슨 이야기를 못하느냐.”
 
이명박 정권과 볼맞아 이권 추구에 눈 뻘건 부자신문들이 모르쇠로 넘어갔지만, 대통령의 그 말은 자신의 선거공약을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폭로해주었다.





이명박 후보 자신은 747공약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미루어 짐작컨대 이명박 후보는 747을 공약하면서, 경제 살리기를 내걸면서, 내심 ‘선거 때 무슨 이야기를 못할까’ 미소 짓지 않았을까.

물론, 그 또한 국민 책임일 수 있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에 유혹당해 표를 던진 국민이 많았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직하지 못한 공약을 언죽번죽 제시한 정치인이 면죄부를 얻어도 될까?

결코 아니다.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도 없다면 더 그렇다. 문제는 국민사기극을 다시 버젓이 자행하는 데 있다. 747보다 더 위험한 사기극이다. 보라. 이명박 정권은 ‘선진일류국가’를 부르대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 신년모임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부분이 세계적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며 조건을 제시했다.

‘경제 성장’조차 허언으로 만들어 놓은 그가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는 표현을 쓰는 모습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더 황당한 일은 그가 제시한 ‘선진일류국가를 만들기 위한 조건’이다. 그 가운데 ‘정치인 단결’이 있다.

‘정치인 단결’로 선진일류국가를 만든다?

정치인 단결? 참으로 경악스런 일 아닌가. 대체 그는 어떤 나라를 꿈꾸는 것일까?
정치인이 단결하는 나라는 독재체제 아닌가? 독재를 펴겠다는 노골적 선언인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회지도층 솔선수범’과 ‘대기업의 자율적 투명경영’이 조건이란다. 솔선수범과 자율적 투명경영은 하나마나한 소리다. 하지만 그 뒤의 조건은 다르다 ‘법치주의’와 ‘노사관계의 근본적 변화’다. 사회지도층과 대기업에는 솔선과 자율을, 국민과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들에게는 법치를 강조한다.

더구나 그 법이란 무엇인가. 재벌과 부자신문에 방송을 팔아넘길 악법을, 재벌이 금융까지 장악할 수 있는 악법을, 재벌의 문어발식 확대를 보장해주는 악법을 날치기라도 입법하려는 저 한나라당의 정치모리배들을 보라.
 
그렇다. 더는 저들의 국민사기극에 놀아날 수 없다. 착각할 때가 아니다. 선거 때 무슨 이야기를 못하느냐는 대통령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가진자들의 독재’를 선진일류국가로 포장

747에 해명은커녕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공영방송을 재벌과 부자신문에 팔아넘기고,
부자들의 배만 불리려는 악법을 만들며 살천스레 법치를 부르대는 정권과 마주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일러 ‘선진일류국가’로 포장한다.
 
그렇다. 747보다 위험한 저들의 국민사기극을 꿰뚫어볼 때다. 아직도 이명박 정권이 경제를 살리리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곰비임비 진실을 알려갈 때다.
 
저 국민사기극의 진실에 온 국민이 눈뜨지 못할 때,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아니라  독재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