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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2 ... 관념투쟁의 역사

똘돌이 2008. 12. 17. 12:11
지역주의 - 관념투쟁의 역사
지역사회에 관념투쟁을 실천해야

우리가 노무현의 사상을 논할 때 진보적 시민민주주의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민민주주의는 기존에 있어왔던 것이구요. 진보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이건 Advanced라고 할 수 있느냐, 그것도 물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역사관에서 사용된 용례를 참고하면 Progressive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칼 맑스의 진보와 노무현의 진보를 놓고 혼동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나는 이 둘의 차이는 현격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칼맑스의 진보는 한마디로 유물사관이죠 아니 경제사관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럴 겁니다.

노무현의 진보는 뭐냐. 그것은 칼맑스의 경제사관과 동일한 맥락이 있습니다. 신주류가 시장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거든요. 일반적으로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역사적 변혁은 경제와 종교가 주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노무현의 진보는 그것만은 아니고요. 시민사회의 역사가 진보한다고도 했어요. 이런 면에서 기존의 진보와 다르다고 볼 수 있죠. 대개 기존의 진보는 경제사관에만 의존하는 반면에 노무현은 사상적 측면이 결부되어 있는 것 같어요.(단정짓는 것은 아니구요)

유물론이라는 것이 사상이나 정신활동 조차도 물질적 경제적 배경 혹은 입장에 귀결된다는 것이 아닙니까? (이쪽 전공자가 아니라서 이 정도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그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 내용을 대충 이야기 해야 하는데 여기에 고민한 사람도 아니고 살짝 다른 사람의 주장을 인용해 볼께요.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관념투쟁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아이디어 또는 이상, 사상, 이론들 사이의 대립과 경쟁이 역사를 만든다는 이야기 입니다. 더러는 낡은, 더러는 새로 나타난 아이디어들 가운데 치열한 쟁두를 이기고 살아남은 것이 한 시대를 지배하며, 그 사상도 언젠가는 다른 사상에 밀려 왕좌에서 쫓겨납니다." 유시민, 『대한민국 개조론』p.120


그런데 이 이야기를 왜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지역주의라는 시리즈에 인용하는가 약간 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 쓴 "지역주의-가치서열의 왜곡"이라는 글에서 결론적 주장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결론 내용이 대충 뭐냐면, 정치적 지역주의의 해결은 지역시민들이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상위에 올려 놓을 수 있도록 시민운동을 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약간 맥빠지는 결론이죠? 그렇지만 하는 수 없습니다. 결국 가치서열에서 민주주의가 지역주의보다 상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관념투쟁을 진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시대정신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뭘 모르는 분들이고요. 노무현의 민주주의라는 것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그러한 가치체계입니다.

이것은 내가 맨 처음에 민주주의의 실천적 이론을 찾아 노사모를 방문했던 것처럼 이 시대가 요구하진 않았을 지 몰라도 적어도 이 제베는 요구를 했었거든요. 구체적으로 시민운동을 전개하며 지도부가 사용할 수 있는 민주주의 이론적 근거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과제였었죠. 그리고 노무현은 그에 화답하여 2006년에 그것을 내놨습니다. 나는 노무현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올해 촛불 시민들이 경험한 것과 그들의 목소리는 시민민주주의였습니다. 나는 그래서 노무현의 이론이 충분히 시대정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개인주의 하시는 분들은 절대주의적 기초로서 개인을 포기하지 않기때문에 이것을 받아주기 매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유연한 개인주의를 하셨으면 하는 거죠. 개인이 가능하다면, 개별시민도 가능해야 하거든요. 내 말은 인간상(human conception)에만 집착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나는 수년간 이것 때문에 노사모 분들과 피곤했고요. 내가 더이상 개긴다고 해서 들어주신 여러분들도 아니잖습니까?

어쨌든 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정리를 할께요.

칼맑스의 진보는 일원론을 지향하는 진보입니다. 국가와 시장의 이원론적 체제에서 시장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일원론적 체제로 가고자 하는 그런 진보라고 해도 될 겁니다.

노무현의 진보는 시민사회 역사가 진보한다라는 명제에서 보듯이 삼원론적 진보라는 점입니다. 이 정도면 대강의 차이는 감 잡을 수 있겠죠.

자, 이제 또하나의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그것은 주권론이죠. 주권은 개념적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사상가에 따라서 표현과 의미가 다르죠. 시민주권을 논할 때 노무현이 말하는 주권은 주인권이라고 이해됩니다. 이것이 가장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 주권의 주권도 마찬가지구요.

시민사회의 영역에서 또는 시장의 영역에서 각각 소비자와 시민이라는 주체가 주인이라는 이야기이고 주인권을 행사하자는 말입니다.

우리가 지역주의에 대한 해법을 찾아서 실천적으로 관념투쟁을 하지 않고는 답이 없습니다. 실천하지도 않고 선거에서 수확을 바란다면 정말 날강도같은 생각일 뿐입니다. 우리가 실천한 만큼만 얻을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소비자 주권운동을 하고 신문사 광고 견제도 하고 그런 것 노무현의 실천이론이지만 무엇보다도 오프라인에서 거시기를 해줘야 합니다.

또 노사모냐 그러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왜곡된 노사모라는 단체는 포기하시더라도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동서간의 만남을 계속 주관하셔야 합니다.

쉽게 예를 들면, 봉하마을 찾는 손님들 많죠? 노무현한테 이분들 응대하라고 하지 말고 전라도 분들이 오시면 경상도 분들이 맞이하시고 항상 같이 모이시고 그 영역을 오프에서 조금씩 확대해 갔으면 합니다.

창원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도심지에 이벤트 공간도 기획해서 방문객들이 거기도 한번씩 들러서 생각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하는 것도 좋구요. 오프라인에서 지역사회에 조금씩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그렇지만 그 동안 준비도 많이 할 수 있거든요. 인터넷 개인주의에 빠져서 오프라인 거부하고 그러지 마시구요. 힘쓰고 노력하면 됩니다.

대개의 일반 지역주민들은 경제적 이익을 우선적으로 찾으시려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반드시 시장경제에 민주주의가 가장 효율적이다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합니다. 박정희같은 독재에 대한 향수같은 것에 철저히 설복시킬 수 있는 자료와 근거 논리를 상품처럼 개발하고 그것을 관념투쟁의 실천에 동원할 수 있도록 연구도 해 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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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본문의 단어를 설명하는 주석문은 아닙니다. 뱀발이라고 해야 하나. 만약에 이 글을 읽고 위에 개인관련 언급한 부분을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인식론에서 총체적인 점검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민주주의2.0 사이트를 이용해서 서로 갈등없이 차근차근 짚어가는 단계를 밟아보면 좋겠네요

주2). 나는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이 전혀 아닙니다. 또한 유시민이 노무현의 삼원론을 채택하고 있다고는 전혀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점도 밝혀 둡니다.



제베